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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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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잎을 툭 건드려 본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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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식 등록일 11.06.03 조회수 184

느티나무 잎을 툭 건드려 본 것뿐

 

뒤에 서서 방죽을 설핏 보고
심심파적으로 느티나무 잎을
툭 건드려본 것 뿐 인데
수많은 잎들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것이다

느티나무의 잎들은
쇠 조각들이 훼방을 놓긴 하여도
뿌리를 방죽에 옴죽거리며
물을 받아먹고 있었던 거다

아래 멍석에서
어미는 배냇저고리를 짓고 있었고
아비는 낮술을 마셨는지
입술에 하현을 그리고 있었는데
손에는 여적 삽이 들려 있었던 거다

나무는 거꾸로 서 있었지만
낮 달 따라 동쪽으로 움직이는 
산비알 방죽은
어미의 눈 같기도 하고
손 같기도 하여,
잎들은 손 깃을 잡기 위해
푸르게 푸르게 태어나고 있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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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되어 500년 느티나무에게도 조막만한 잎들이 피고 있다. 경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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